교실이 뒤집혔다? 뒤집힌 교실(Flipped Classroom) 이야기

Image by dave_mcmt via flickr

<교실을 뒤집은 고등학교 교사>

2007년, 미국의 한 고등학교 과학교사 둘은 수업에 빠진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들은 자신의 수업을 녹화하는 방법을 택하고, 이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려 결석한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수업을 듣지 못한 학생들은 무리없이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다.

 

헌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수업에 빠지지 않았던 학생들도 수업 동영상을 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수업에서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이나, 시험 공부를 위해, 동영상을 보는 학생들의 수가 점점 많아졌다.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의 학생, 교사, 부모들까지 동영상을 보고 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동영상은 수업을 대체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학생들은 동영상만으로도 충분한 학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뒤집힌 교실(Flipped Classroom)‘의 시작이다. 한국을 생각한다면 교실은 일찌감치 뒤집혔다. 학생들은 일찌감치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마치고 입학하니 말이다. 하지만 뒤집힌 교실은 집이 아니라 ‘교실’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단순한 학원 강의가 아닌) 선생님이 전달해 준 다양한 수업 자료(동영상, 사진, 웹사이트 링크, 책 등)로 예습을 하는 것은, 학교 수업을 위한, 수업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이미 다 알고 오는데, 선생님은, 교실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대답은 간단하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수업 자료를 미리 전달 받아 학습을 해오면, 교실에서는 이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해 보는 것이다. 이전의 교실이 ‘학습’의 공간이고 집이 ‘복습’의 공간이었다면, 이것이 뒤집혀 ‘집’에서 학습하고 ‘교실’에서 복습을 하는 셈이다. 정의가 공유된 토론이 더 생산적인 것처럼, 학습이 전제된 수업은 더욱 생산적일 수밖에 없다. 토론과 실험으로 수업시간을 활용하면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 내고,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다.

 

<한국에서도 뒤집어야 할까>

이에도 논쟁거리는 존재한다. 학생들이 단순히 집에서 지루한 비디오를 보고 학교에서 숙제를 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철저히 준비된 자료 전달 없이 학생들에게 예습을 맡기면 사교육에 바람만 불어 넣어주는 꼴이다. 기존의 개념 전달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던 교사라면 학생들에게 어떻게 미리 예습을 시킬지, 수업은 어떻게 진행할지, 사고를 뒤엎는 고민을 해야 한다. 일이 두 배로 늘어날 수도 있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교실을 뒤집는 일이란 섣부른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최근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STEAM 교육*의 시범운영교 50개교를 선정했다. 수업에 대한 예시를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과학의 “힘과 운동” 학습 주제에 대해 다리의 구조물을 직접 제작해 기술․공학적인 요소를 학습하고, 힘의 분산과 수학의 벡터를 접목시켜 과학에 수학의 영역이 녹아들어가도록 하며, 예술적인 측면을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위 예시를 보면, 학생들은 다리의 구조물을 제작하며 학습한 개념을 적용하고, 토론해보고, 예술성까지 살펴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경기도 교육청에서 배포한 STEAM 수업자료를 살펴보면, 학생들이 실제로 실험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은 이십여분 남짓이다. 실험을 준비하고, 토론하고, 정리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충분한 시간인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뒤집힌 교실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미 곳곳에서 이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들이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인 ‘학습 놀이터‘는 사교육의 도움 없이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커뮤니티이다. 선생님들이 직접 찍은 동영상이 무료로 누구에게나 제공된다. 수업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선생님의 설명으로 이루어지며 댓글로 질문과 답변이 오고간다. 벌써 회원수만도 만 이천명이 넘는다. 또 다른 선생님이 만든 클래스팅은 학생과 선생님을 위한 SNS로,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선생님과 소통할 수 있어 뒤집힌 교실을 구현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칸아카데미, 테드 등의 활발한 한국어 번역 작업도 뒤집힌 교실을 위한 수업 자료의 발판이 될 것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미리 수업을 공부해오고, 수업에서는 이를 더 발전시키는 ‘뒤집힌 교실’은 너무도 이상적인 이야기일까? 하지만 뒤집힌 교실을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고, 참여 학교가 늘어나고, 실제 성적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말들이 속속 들려오는 것을 보면, 아주 비현실적인 이상은 아닌 듯 하다.

 

 

*STEAM 교육이란?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and Mathmatics
한가지 주제(활동)로 과학, 기술, 수학, 예술 등을 융합 학습하는 교육 방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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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sponse to 교실이 뒤집혔다? 뒤집힌 교실(Flipped Classroom) 이야기

  1. 저는 초중고등학교 전 과정을 HD동영상으로 만들고, 이를 무료로 배포하는 사업을 구상해 왔습니다. 더 나가서 대학교 전 과정을 HD동영상으로 만들고, 이를 무료로 배포하는 사업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인 어려움은 전혀 없지만, 문제는 돈을 마련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 따로 준비하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돈이 없다보니, 진척이 잘 안 되는 것이 아쉽습니다만…. 미국의 구글이나 게이츠&멜린다 재단이 이 사업을 한다면 맡겨도 좋을 것입니다. 영어로 된 HD동영상을 개발도상국에 무료로 공급하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발도상국은 교육특구를 마련해야 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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