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국문학 학석사, 한국인도 갖기 어려운 이 학력은 일명 ‘일무따(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로 불리는 인기 일본어 교재의 저자인 후지이 아사리 강사의 학력이다. 한국인보다도 한국어의 구조를 더 잘 알고, 언어에 대해 공부한 그녀일텐데 무작정 따라하라니. 일본어 공부에서 수차례 나가 떨어진 사람 중 하나로써 일말의 배신감마저 느껴지는 제목이다.
하지만 이 일본어 교재가 한국에서 30만 권이 넘게 팔렸다. 일무따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시리즈 어플만도 5개가 제작되었다(아이폰, 아이패드 포함). 이제는 배신감이 궁금증으로 바뀐다. 왜? 무슨 내용이기에?
후지이 강사의 언어 철학은 간단하다. ‘재미있게 배우라’는 것. 말을 배우는 것은 달달 외운다고, 마냥 읽는다고, 혹은 한 달 만에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어를 외우려고 골머리를 앓고, 스트레스 받으며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도 듣고 친구도 사귀고 드라마도 보면서, 즉 다양한 각도로 그 언어를 ‘익혀야’ 하는 것이다.
오늘 스마투스는 이런 후지이 아사리 강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일무따가 지향하는 일본어 학습에 대해, 스마트 기기와 언어 학습에 대해, 일본어와 한국어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 일본어 학습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고하도록 하자.
언어 = 노래
언어는 말하기, 듣기 면에서만 보면 노래와 같아요. 발화할 때 언어는 소리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지요. 같은 높이로 계속 말을 하면 마치 로봇이 말하는 것 같지요. 또 한 음절 한 음절이 모두 똑같은 길이로 발음되지 않고 미묘하게 길고 짧음의 차이가 있어요. 손으로 길이가 일정하게 맞춰지도록 리듬을 치면서 거기에 맞춰서 말을 해 보시면 얼마나 어색한지 알 수 있어요. 소리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소리의 길이가 바뀐다는 것은 바로 노래와 같죠.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맘에 드는 노래를 찾았을 때 어떻게 배우시나요? 악보를 구해서 악보를 보면서 배우나요? 아니죠? 그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따라하고 배우죠? 외국어도 마찬가지예요. 듣고 따라하면서 배워야 자연스러운 말을 익힐 수 있어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들을 보면 표현력이나 어휘력은 있는데 발음이나 억양에서 외국인 냄새가 많이 나는 사람을 볼 때가 종종 있죠. 한국어 글자를 먼저 외우고 책을 붙들고 읽고 쓰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그렇게 되기 쉬워요.
말하기 듣기를 자연스럽게 잘 하려면 우선 귀가 열려야 해요. 들을 수 있어야 말할 수 있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잘못된 발음이나 억양이 한 번 입에 붙어 버리면 나중에 고치기가 어려워요. 처음부터 좋은 발음, 좋은 억양을 익히도록 해야 나중에 고생하지 않아요.
공부한다(X), 익힌다(O)
그리고 일본어를 ‘공부한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말하기 듣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익히는 것’이에요. 스포츠나 요리 등과 같다고 보시면 돼요. 예를 들어 테니스를 배우려는데 테니스에 관한 책을 여러 권 봤다고 테니스를 잘 치나요? 아니죠. 이론도 필요하겠지만 그것보다 몸으로 배우는 것, 몸으로 익히는 것이 중요하죠. 외국어도 마찬가지예요. 일본어 교재를 열심히 봤다고 일본어를 잘 할 수 있게 되는 게 아니에요. 몸으로 배우는 것,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면서 익혀야 잘 할 수 있게 돼요.
듣기 → 말하기 → 읽기 → 쓰기
그리고 이상적인 학습 순서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예요. 들을 수 있어야 말할 수 있고, 읽을 수 있어야 쓸 수 있어요. 알아듣지 못하는 말은 절대 말할 수 없고, 읽을 수 없는 글은 절대로 쓰지 못하지요. 그러니 말하기보다 듣기가 선행되어야 하고, 쓰기보다 읽기가 선행되어야 하죠. 듣고 말하기가 되는 내용은 글자만 알면 읽고 쓸 수 있어요. 글자는 며칠만 있으면 누구나 다 알게 돼요.
그런데 읽고 쓸 수 있는 내용이라 해도 알아들을 수 있는가, 말할 수 있는가는 사람에 따라 달라요. 듣기와 말하기는 훈련이 되어야 가능하거든요. 그러니 ‘듣기’와 ‘말하기’가 ‘읽기’와 ‘쓰기’보다 선행되어야 하지요.
또 학습에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듣기’예요. 그 다음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 ‘말하기’고요. ‘읽기’와 ‘쓰기’는 ‘듣기’, ‘말하기’에 비하면 훨씬 짧은 시간 내에 할 수 있어요. 학습에 가장 오래 시간이 걸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공부가 진행될수록 학습이 수월해져요. 그래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순서로 배우는 것이 가장 좋은 거예요.
영어를 읽기 쓰기부터 배우신 분들이 많을 텐데 읽기 쓰기부터 배워서 회화가 자연스럽게 잘 되었는가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되실 거예요. 대부분 사람들이 회화를 배우기 위해서 나중에 따로 회화 수업을 들었을 거예요. ‘듣기’, ‘말하기’부터 배우는 소리학습으로 배우면 나중에 따로 회화 훈련을 해야 하는 일이 없어요.
다만 제가 주장하는 학습 방법은 읽기 쓰기만 배우면 된다는 분들에게는 맞지 않아요. 어디까지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골고루 잘하고 싶은 분들, ‘일본 사람이 아니었어요?’라는 소리를 듣게 일본어를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학습 방법이에요.

어순, 조사, 표현 방법
어떤 부분이 같고 다른가를 말하기가 참 어려운데 일단 한국어와 일본어는 어순이 같아요. 그리고 조사를 사용한다는 점, 어미가 활용된다는 점 등이 기본적으로 같죠. 그리고 표현 방법이 비슷한 것, 같은 것들이 꽤 있어요.
예를 들어, 제가 한국어를 배웠던 시절에 교과서에 ‘하늘이 높다’는 예문이 나왔어요. 저는 바로 ‘아, 가을이구나’ 했는데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은 ‘The sky is high? Nonsense!(하늘이 높다고? 말도 안돼.)’라고 하더라고요. 이런 부분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걸림돌이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사의 시제, 간접적인 표현
일본어와 한국어는 다른 언어니까 다른 부분은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을 말씀 드려야 할까 고민스러운데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동사의 시제예요. 일본어에서는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의 경우 현재형은 보통 미래를 나타내는 데 쓰이고 현재에 관해서 말할 때는 현재진행형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이에 비해 한국어는 현재형으로 현재와 미래 둘 다 나타내거나 미래를 나타낼 때 ‘겠’이나 ‘ㄹ 것이다’와 같은 표현을 쓰죠. 일본어는 미래를 나타내는 어미가 없어요. 이런 차이 때문에 일본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시제를 잘못 쓰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또 표현 면에서 말하면 일본어는 한국어보다 간접적인 표현을 많이 써요.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안 좋게 보기 때문이죠. 그러니 예를 들어 무슨 부탁을 받았을 때 ‘글쎄요…’하면 보통 ‘No’라는 뜻의 대답이에요. 저도 한국 생활이 길어서 한국적인 감각을 잘 알고 익숙하다고 생각하는데도 제가 하는 말이 간접적인 경우가 꽤 있는 모양이에요. 제가 먹고 싶은 것이 생각났을 때 등에 ‘…가 먹고 싶어졌네’ 라고 하면 남편이 ‘…가 먹고 싶으니까 먹으러 가자’, ‘…가 먹고 싶으니까 사 와 줘’ 이렇게 말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돌려서 말하냐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어디서 본 내용인데 일본 사람들이 한국 영화를 보면 직설적인 말투, 특히 여자들이 그런 말투를 쓰는 것이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서양 사람들이 직설적이라는 것은 일본 사람들도 다들 아는 사실인 데다 생김새가 다르니까 말투가 일본 사람들과 달라도 그러려니 하는데, 생김새가 비슷한 한국 사람들이 직설적인 말투를 사용하니 그게 신선하게 느껴지는 모양이에요.
그렇지만 한국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간접적인 표현을 많이 쓰는 문화지요. 다만 일본과 한국 양국만 비교하면 일본이 훨씬 더 간접적인 표현을 써요. 그런 차이를 모르고 직설적인 표현을 많이 쓰면 ‘예의가 없는 사람’으로 오해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해요.
완벽한 소리 학습
앱은 책 속 문장이 모두 들어 있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어요. 자동으로 음성이 재생되어 출퇴근 길에서 특별한 조작없이 학습이 가능하게 되어 있고, <기본단어 익히기> → <문장 보고듣기> → <따라말하기> → <회화로 다지기> 순으로 완벽한 소리학습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답니다.
<문장 보고듣기>에서는 먼저 한국어 해석만 나오고 오디오 파일이 나온 후에 일본어 문장이 나오게끔 되어 있어요. 학습자가 일본어를 생각하고 말해 보는 동안은 일본어가 보이지 않게 되어 있어서 무의식중에 미리 일본어 답을 봐 버리는 것을 예방해 주는 거지요.
녹음하기 & 암기장
<따라말하기>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녹음해 볼 수도 있구요. 제가 자신이 말하는 일본어를 자주 녹음해서 들어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일본어로 말할 때 ‘내가 지금 이렇게 발음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입에서 나오는 발음이 다른 경우가 꽤 있어요. 그런 것들은 녹음해서 객관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 봐야 알 수 있거든요. 그렇게 해야 수정이 가능하고 실력도 많이 늘어요. 그런데 녹음해서 들어 본다는 것이 좀 번거롭죠. 좋은 걸 알면서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앱에서는 쉽게 녹음해서 들어 볼 수 있게 되어 있어서 학습에 많은 도움이 돼요.
또 암기장 기능을 통해 자신이 선택한 문장들을 언제든 복습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이 앱은 일본어를 혼자서 공부하는데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앱이라고 할 수 있어요.

CD처럼 듣고 싶은 부분을 일일이 찾을 필요가 없이 바로 바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아요. 또 음성을 듣고 음성의 내용을 화면으로 확인하려 할 때도 바로 확인할 수 있고요. 책 같은 경우는 일일이 그 자리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거기다 자신의 목소리를 쉽게 녹음해서 들어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에요. 자신이 말하는 일본어를 녹음해서 들어 보는 것이 참 중요한데 책으로 공부할 때는 녹음하기가 조금 번거로울 수 있는데 디지털 기기로 학습하면 그런 번거로움이 없지요.
또 책과 달리 들고 다니기도 편하고요. 외국어를 공부할 때는 1주일에 두세 번 길게 공부하는 것보다 10분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에요. 하루라도 쉬면 감각이 둔해지거든요. 그런 점에서 어디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는 일본어를 짬짬이 접하기에 딱인 것 같아요.
한계라기보다 화면을 보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기가 힘들다는 면이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주장하는 소리학습은 일본어 소리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는 일본어 글자를 보지 말고 소리만으로 공부하라는 것인데, 책 같은 경우 책을 덮어 넣거나 아예 두고 나오면 보고 싶어도 책을 볼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소리만으로 공부할 수 있는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경우 보려면 쉽게 화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유혹에 빠지기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정도 소리에 익숙해질 때까지 ‘화면을 보지 말아야 한다’고 굳게 맘먹고 소리만으로 학습 하셔야 해요.
눈에 힘을 주지 말고 귀에 힘을 주고 배워야 한다
사실 일무따만으로는 기초를 다지기에는 약간 부족합니다. 가능하면 일무따 후에 <일본어 문법 무작정 따라하기>로 일본어 문법까지 확실히 소리학습을 해 두시는 게 좋아요.
그 후에는 각자 목적에 따라 학습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시험이 목적이라면 시험 대비용 공부에 들어가시는 게 좋고,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유창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관심이 가는 것을 다양하게 접하는 것이 좋고… 이런 식으로요. 그래도 늘 기억하셔야 하는 것은 눈에 힘을 주지 말고 귀에 힘을 주고 배워야 한다는 점이에요.
일본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었어요. 그래서 한국어교사 연수과정도 밟았구요. 사실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용 한국어 학습 앱도 집필했어요. 탈고한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출시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쓰고 싶은 일본어 학습서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한 동안은 한국어 교육을 본격적으로 생각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공부는 재미있어야
일본어를 공부하실 때(다른 것을 공부하실 때도 마찬가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학교 시험이나 졸업과 관계없이 공부를 할 때는(관계 있어서 공부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못하면 나쁜 점수가 나온다거나 졸업을 못 한다는 등의 부담이 없기 때문에 재미없으면 그만두어 버리기가 쉽죠. 재미없는 것을 붙들고 끙끙거리면서 공부하는 건 너무 괴롭잖아요. 그리고 사람은 재미있어야 잘 배울 수 있고 오래 배울 수 있는 법이에요. 늘 재미있게 공부하시기 바라요.
일본어 교재를 보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에요. 일본어를 접할 수 있는 것이 모두가 다 공부예요.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 일본 만화책을 보는 것, 일본 노래를 듣는 것, 일본에 여행 가는 것 등등 모두 다 공부예요. 교재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지만 그렇게 공부하다가 지루하게 느껴질 때는 과감히 책을 덮어 버리세요. 그리고는 자신이 관심이 가는 것, 흥미를 느끼는 것으로 일본어를 접하도록 하세요. 그럴 때 가장 좋은 것은 일본에 여행 가 보는 거지만 시간 상, 비용 상 어려울 때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셔도 좋고 일본 만화책 보셔도 좋아요. 그렇게 하다가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교재를 펼쳐 보세요.
그리고 공부하다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어도 그 부분을 계속 붙들고 며칠씩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공부도 궁합이 있어요.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표현이나 어휘는 비교적 쉽게 익힐 수 있는데 궁합이 맞지 않는 표현이나 어휘는 몇 번 봐도 기억이 잘 안 나요. 그런 것들은 그냥 넘어갔다가 중간 중간 생각날 때 복습하시면 돼요. 복습할 때도 ‘외워야지!’하며 복습하지 마시고 한두 번만 보고 넘어 가세요.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어느 새 익혀지게 돼요.
늘 일본어 공부를 재미있게 하시기 바라요~~~! ^^
스마투스에서는 꾸준히 다양한 스마트 교육인들과 인터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인터뷰는 여기를 참고하세요!